읽씹인지 안읽씹인지, 대화 파일로 알 수 있나요?
구분할 수 없어요. 카톡 내보내기 파일에는 읽음 표시가 아예 없어서, 읽고 안 한 건지 아직 못 본 건지는 파일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내보낸 파일에 들어 있는 건 세 가지뿐이에요. 언제 보냈는지, 누가 보냈는지, 뭐라고 썼는지. 숫자 1이 사라졌는지는 그 파일에 기록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궁짝은 읽씹과 안읽씹을 나누지 않아요. 나눌 수가 없으니까요. 대신 나눌 수 있는 것 하나만 셉니다. 말이 오간 사이의 시간 간격이요.
이게 손해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반대예요. 읽씹이라는 말은 이미 상대의 의도를 정해놓고 붙인 이름이거든요. 읽고도 답을 안 했다는 판단에는 “읽었다”와 “일부러 안 했다”가 한꺼번에 들어 있어요. 파일이 답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 가지 않습니다.
그럼 썸 상대의 신호는 뭘로 보나요?
답장까지 걸린 시간, 침묵을 먼저 깬 횟수, 물음표를 붙인 횟수. 마음이 아니라 행동만 셉니다.
궁짝이 대화 파일에서 세는 것 중 아직 사귀지 않는 사이에 특히 눈여겨볼 만한 건 이런 것들이에요.
- 답장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 말하는 사람이 바뀐 지점의 간격만 모아서 가운데 값을 냅니다.
- 먼저 연락한 횟수. 4시간 넘게 아무 말이 없다가 다시 말을 건 사람을 한 번으로 셉니다.
- 물음표가 들어간 메시지 수. 질문은 대화를 이어붙이려는 행동에 가까워요.
- 새벽(0시에서 6시 사이) 답장 수.
- ㅋㅋ·ㅎㅎ가 들어간 메시지 수, 한 번에 쓰는 평균 글자 수.
각 숫자를 어떻게 세는지, 왜 평균이 아니라 중앙값인지는 카톡 대화 분석, 뭘 볼 수 있나 에 정리해 뒀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목록에 없는 것이에요. 호감도, 진심, 가능성 같은 건 세지 않습니다. 셀 방법이 없거든요.
답장이 빠르면 나한테 마음이 있는 걸까요?
답장 속도는 그 사람의 습관일 수 있어요. 비교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자신뿐입니다.
원래 3분 만에 답하는 사람과 원래 세 시간 뒤에 답하는 사람이 있어요. 앞사람의 30분과 뒷사람의 30분은 완전히 다른 뜻이고, 둘을 같은 표에 놓고 비교하면 그건 마음이 아니라 성격을 재는 거예요.
그래서 궁짝은 “몇 분부터 빠른 답장”이라는 절대 기준을 두지 않습니다. 그런 기준이 우리에게 없어요. 있는 척하면 그 순간부터 지어내는 거고요.
그리고 아직 사귀지 않는 사이에는 함정이 하나 더 있어요. 비교할 과거가 짧다는 것이요. 석 달을 주고받은 사이라면 “요즘 달라졌다”를 말할 수 있지만, 2주 된 대화에는 비교할 평소가 없습니다.
대화가 짧으면 숫자를 못 믿나요?
네. 궁짝은 메시지가 20개도 안 되는 대화의 숫자는 관계 리포트에 아예 넣지 않아요.
이건 방침이 아니라 코드에 박아둔 조건이에요. 저장된 대화 지표를 관계 리포트로 넘기기 전에 총 메시지 수를 보고, 20개 미만이면 신호를 통째로 버립니다.
표본이 얇으면 중앙값이 쉽게 뒤집히기 때문이에요. 답장 세 번짜리 중앙값은 그중 한 번이 지하철이었냐 아니냐로 바뀌어요. 그런 숫자를 근거처럼 내미는 게 제일 나쁜 거짓말입니다.
썸이 딱 이 구간이에요. 대화가 이제 막 시작돼서 표본이 가장 얇을 때고요. 그래서 이 글이 드릴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말은 이거예요. 지금 그 대화는 아마 아직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해요.
숫자가 한쪽으로 기울면 그건 뭘 뜻하나요?
한 번의 사건은 아무 뜻도 아니지만, 여러 신호가 같은 방향을 오래 가리키면 그건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먼저 연락도 내가, 질문도 내가, 대화를 늘리는 것도 나. 이렇게 세 가지가 같은 쪽으로 기울어 있다면 그건 대화를 굴리는 무게가 한쪽에 쏠려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여기서 한 칸을 더 가면 안 됩니다. 기울었다는 사실과 “상대가 나를 안 좋아한다”는 결론 사이에는 파일이 채워주지 않는 빈칸이 있어요. 먼저 연락하는 습관 자체가 사람마다 다르고, 말수도 다르고, 그 두 달이 그 사람에게 어떤 시기였는지는 대화에 안 적혀 있습니다.
숫자가 해주는 일은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착각을 걷어내는 거예요. “나만 애쓰는 것 같다”가 사실인지 아닌지까지는 알려줍니다. 그다음은 숫자의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고백하면 될까요?
성공률을 계산하는 방법은 없어요. 그런 숫자를 내미는 곳이 있다면 그건 계산한 게 아니라 정한 겁니다.
궁짝에는 고백 성공률이 없습니다. 만들 수 없어서 안 만든 거예요. 성공률을 계산하려면 같은 조건의 고백이 실제로 어떻게 끝났는지를 아주 많이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요. 남의 고백이 어떻게 끝났는지를 모아둔 곳도 없고요.
그럴듯한 확률을 뽑아내는 건 기술적으로는 아주 쉬워요. 숫자 몇 개를 더하고 100을 곱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그 숫자는 아무것도 재지 않습니다. 그냥 있어 보일 뿐이에요.
대신 이런 건 말할 수 있어요. 그 사람 기질이 마음을 빨리 여는 결인지 오래 재는 결인지, 표현이 겉으로 나오는 편인지 안으로 도는 편인지, 무엇에 마음이 닫히는지. 이건 확률이 아니라 결이에요.
상대 속마음 리포트는 뭘 근거로 쓰나요?
두 사람의 사주 원국과, 저장된 대화가 있으면 그 숫자 지표만 근거로 씁니다. 대화 원문은 넘기지 않아요.
궁짝의 상대 속마음 리포트(별 5개)는 네 가지에 답해요. 지금 상대가 나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상대가 보이는 신호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그 기질에 맞게 다가가는 법, 그리고 한 발 나아갈 타이밍이요.
근거는 두 겹입니다. 먼저 두 사람의 생년월일시로 계산한 원국이고, 그 인연에 저장해 둔 카톡 기록이 있으면 거기서 나온 숫자가 얹혀요. 이때 넘어가는 건 기간, 총 메시지 수, 먼저 연락 비율, 답장 속도, 최장 침묵 시간 같은 숫자뿐이에요. 대화 문장은 한 줄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두 가지를 더 말씀드릴게요. 침묵이 언제 있었는지(날짜)는 일부러 안 넘겨요. 날짜를 주면 “어제 그런 일이 있었죠” 같은 없는 장면이 만들어지거든요. 그리고 카톡 대화명과 앱에 넣은 이름이 안 맞으면, 누가 더 했는지에 대한 판단을 통째로 보류하고 숫자만 넘깁니다. 누가 누군지 확실하지 않은데 방향을 말하면 그 문장은 정반대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미 사귀는 사이라면 뭐가 달라지나요?
비교할 과거가 생겨요. 그때부터는 신호를 읽는 게 아니라 평소와 지금의 차이를 보는 일이 됩니다.
반년 치 대화가 쌓이면 그 사람의 평소 값이 생겨요. 답장 속도 중앙값이 있고, 월별 대화량이 있고, 먼저 연락하는 비율이 있습니다. 이제 질문이 바뀌어요.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가 아니라 “석 달 전과 지금이 다른가”가 됩니다.
그 이야기는 카톡 답장이 느려졌다면 마음이 식은 걸까? 에 따로 정리해 뒀어요.
이 글을 쓴 곳
궁짝은 사주 궁합에 실제 대화 지표를 겹쳐서 읽어드리는 서비스예요. 위에 적은 기준(4시간, 중앙값, 메시지 20개 미만이면 신호를 버리는 것)은 저희가 실제로 쓰는 코드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