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이 정확히 뭔가요?
태어난 사주 여덟 글자 위로 10년마다 갈아 끼워지는 두 글자예요.
사주는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시각을 각각 두 글자로 옮긴 여덟 글자입니다. 이 여덟 글자는 평생 안 바뀌어요. 태어난 순간에 정해져서 그대로 굳는 값이니까요.
그런데 사람의 삶이 한 장면으로 끝나지는 않죠. 그래서 명리에는 그 고정된 여덟 글자 위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축이 따로 있습니다. 그게 대운이에요. 10년마다 간지 두 글자가 새로 얹히고, 그 두 글자가 내 원국과 부딪히거나 손을 잡으면서 그 10년의 결이 정해집니다.
그림으로 말하면 원국은 바탕이고 대운은 그 위에 갈아 끼우는 필터예요. 바탕이 바뀌는 게 아니라, 같은 바탕이 10년마다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겁니다. 성격이 10년마다 갈아엎어진다는 뜻이 아니에요.
대운은 몇 개가 나오나요?
궁짝은 한 사람당 10개 구간을 뽑아요. 한 구간이 10년이니 100년치예요.
각 구간에는 시작 나이와 끝 나이, 그 구간의 간지 두 글자, 그리고 그 구간이 시작되는 연도가 같이 붙습니다. 지금 내가 어느 구간에 서 있는지도 표시돼요.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있어요. 대운 구간은 생일에 맞춰 끊기지 않습니다. 시작 나이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서른셋에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고 어떤 사람은 서른일곱에 넘어가요. 열 살, 스무 살처럼 딱 떨어지는 나이에 바뀌는 게 아닙니다.
시작 나이는 왜 사람마다 다른가요?
태어난 날에서 절기가 바뀌는 날까지의 거리로 정해지기 때문이에요.
사주에서 달이 넘어가는 기준은 달력의 1일이 아니라 절기예요. 입춘, 경칩, 청명처럼 한 달에 한 번씩 오는 그 마디입니다. 대운의 시작 나이는 태어난 날이 그 마디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로 정해져요.
그래서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나도 시작 나이가 다르게 나옵니다. 마디에 바짝 붙어 태어난 사람은 이르게 시작하고, 마디에서 멀리 떨어져 태어난 사람은 늦게 시작해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시작 나이가 한 살만 밀려도 모든 구간의 경계가 통째로 밀리기 때문이에요. 지금이 어느 구간인지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대운을 볼 때는 시작 나이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예요.
순행과 역행은 무슨 기준으로 갈리나요?
태어난 해 천간의 음양과 성별, 이 두 가지로 갈려요.
대운은 태어난 달의 기둥에서 출발해 육십갑자를 따라 나아갑니다. 그런데 그 진행 방향이 두 가지예요. 앞으로 가는 순행과 거꾸로 가는 역행입니다.
- 순행. 양의 해에 태어난 남자, 음의 해에 태어난 여자.
- 역행. 음의 해에 태어난 남자, 양의 해에 태어난 여자.
천간 열 글자는 갑, 병, 무, 경, 임이 양이고 을, 정, 기, 신, 계가 음이에요. 태어난 해의 천간이 그중 어느 쪽인지를 보고 성별과 짝지어 방향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일이 생겨요. 생년월일시가 완전히 똑같은 남녀 쌍둥이도 대운은 반대 방향으로 흐릅니다. 원국 여덟 글자는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데 시간축만 서로 반대로 가는 거예요. 사주를 볼 때 성별을 묻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겁니다.
대운의 두 글자는 어떻게 읽나요?
그 구간의 천간이 내 일간과 무슨 관계인지를 십성으로 봐요.
대운 구간마다 간지 두 글자가 붙는데, 그중 위 글자인 천간을 내 일간과 맞대어 봅니다. 내 일간은 사주에서 나 자신을 가리키는 글자예요. 그 나와 이번 10년의 글자가 어떤 사이인지를 이름 붙인 게 십성입니다.
십성은 열 개뿐이고, 각각이 어떤 결의 시간인지 짧게 말할 수 있어요. 내 힘으로 서는 시간, 나눠 쓰는 시간, 즐기며 만드는 시간, 재능이 튀어나오는 시간, 크게 들고 나는 시간, 차곡차곡 쌓는 시간, 판이 커지는 시간, 자리가 생기는 시간, 뒤로 물러나 배우는 시간, 기대고 배우는 시간이에요.
보시면 좋은 십성과 나쁜 십성으로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결이 다를 뿐이에요. 뒤로 물러나 배우는 시간은 앞으로 나서는 일에는 답답하지만 실력을 쌓기에는 그만한 때가 없고, 판이 커지는 시간은 기회가 커지는 만큼 감당할 것도 같이 커집니다.
일간이 무엇이고 십성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내 일간이 뭘 뜻할까 글에 따로 정리해 뒀어요.
대운과 세운은 뭐가 다른가요?
대운은 10년짜리 배경이고, 세운은 그 위에서 지나가는 한 해예요.
둘을 같은 말로 쓰는 곳이 많아서 헷갈리기 쉬운데, 길이가 아예 다릅니다. 대운은 10년마다 한 번 갈아 끼워지고, 세운은 해마다 바뀌어요. 올해의 간지가 곧 올해의 세운입니다.
층으로 보면 이해가 빨라요. 맨 아래에 평생 안 바뀌는 원국이 있고, 그 위에 10년짜리 대운이 얹히고, 그 위에 한 해짜리 세운이 얹힙니다. 같은 대운 안에 있어도 해마다 체감이 다른 건 위층이 매년 바뀌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어느 층을 보고 하는 말인지가 중요합니다. 올해 얘기를 하는데 대운을 근거로 들면 10년을 한 해로 뭉뚱그린 것이고, 10년의 흐름을 묻는데 올해 간지로 답하면 한 해로 10년을 대신한 거예요.
대운을 보면 뭘 할 수 있고 뭘 못 하나요?
결이 언제 바뀌는지는 볼 수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못 봐요.
여기서는 선을 분명히 그을게요. 궁짝은 대운으로 몇 살에 얼마를 벌고 몇 살에 결혼한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걸 계산하는 방법이 없어서 안 하는 거예요. 확률이나 점수를 내미는 곳이 있다면 그건 계산한 게 아니라 정한 겁니다.
대신 말할 수 있는 건 있어요. 지금 구간이 언제 끝나고 다음 구간이 언제 시작되는지, 그 두 구간의 결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지금 구간이 내 원국에 부족한 기운을 채워 주는 쪽인지 이미 넘치는 기운을 더 보태는 쪽인지입니다.
이 정도만 알아도 쓸모가 있어요. 지금 안 풀리는 게 내가 못해서인지 결이 안 맞는 구간이라 그런지가 갈리고, 다음 구간이 언제 오는지를 알면 무엇을 지금 하고 무엇을 미룰지 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 이상을 약속하는 건 사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평생 대운이 아니라 올해 한 해가 궁금하다면 세운 쪽을 보시면 되고, 결혼 날짜처럼 특정한 날을 고르는 건 또 다른 계산이에요. 그건 결혼 날짜, 사주로 어떻게 잡나 글에 적어 뒀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궁짝은 만세력 계산으로 원국과 대운을 뽑아 보여드리는 서비스예요. 위에 적은 구간 개수와 방향 규칙은 저희가 실제로 쓰는 계산 그대로이고, 같은 생년월일시와 성별이면 언제 물어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