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이 정확히 뭔가요?
태어난 날의 천간 한 글자이고, 사주에서 나 자신을 가리키는 글자예요.
사주는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시각을 각각 두 글자로 옮긴 여덟 글자입니다. 기둥이 넷이고 기둥마다 위아래로 두 글자씩이에요. 그중 세 번째 기둥의 위 글자가 일간입니다.
여덟 글자가 다 같은 자격인 건 아니에요. 일간만 특별한 자리를 갖습니다. 이 글자가 나이기 때문이에요. 나머지 일곱 글자는 전부 이 글자와 어떤 관계인지로 읽힙니다. 나를 도와주는 글자인지, 내가 다스리는 글자인지, 나를 누르는 글자인지 하는 식으로요.
그래서 사주 풀이는 언제나 일간을 잡는 데서 시작합니다. 일간을 안 잡고 오행 개수부터 세면 그건 기준 없이 숫자만 센 거예요.
일간 열 글자는 각각 무엇인가요?
천간 열 글자에 오행 다섯과 음양 둘을 곱한 것이 일간 열 개예요.
목, 화, 토, 금, 수 다섯 오행에 각각 양과 음이 하나씩 있어서 열 글자가 됩니다. 같은 오행이어도 양과 음은 쓰이는 방식이 달라요. 갑과 을은 둘 다 목인데, 갑은 크게 뻗어 올라가는 나무고 을은 감고 오르는 덩굴입니다.
甲갑목 · 양
숲의 큰 나무. 곧고 당당한 리더 기질. 대신 한번 꺾이면 크게 흔들려요
乙을목 · 음
유연한 덩굴. 어디서든 살아남는 적응왕. 기댈 곳이 있으면 두 배로 강해져요
丙병화 · 양
한낮의 태양. 숨길 수 없는 존재감과 텐션. 혼자 다 태우다 방전 주의
丁정화 · 음
밤의 촛불. 은은하게 오래 타는 집중력. 가까운 사람만 아는 따뜻함
戊무토 · 양
듬직한 큰 산. 웬만해선 안 흔들리는 맏이 기질. 고집도 산만큼 커요
己기토 · 음
기름진 밭. 품어주고 키워주는 타입. 정을 주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요
庚경금 · 양
단단한 무쇠. 결단 빠르고 원칙 확실. 무뚝뚝한데 다정한 츤데레 원조
辛신금 · 음
세공된 보석. 섬세하고 예리한 심미안. 그만큼 상처도 예리하게 받아요
壬임수 · 양
큰 바다. 스케일 크고 자유로운 영혼. 잡히지 않아서 더 매력적
癸계수 · 음
새벽 이슬비. 조용히 스며드는 감성파. 눈치 백단에 속이 깊어요
궁짝의 사주 화면이 쓰는 풀이와 같은 문장이에요.
양 일간과 음 일간은 뭐가 다른가요?
세기가 아니라 쓰이는 방식의 차이예요. 음이 약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양은 갑, 병, 무, 경, 임이고 음은 을, 정, 기, 신, 계예요. 이걸 세기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짝지어 보면 차이가 선명해요. 병은 한낮의 태양이고 정은 밤의 촛불입니다. 태양은 넓게 비추고 촛불은 좁게 오래 타요. 경은 무쇠고 신은 세공된 보석이에요. 무쇠는 통째로 단단하고 보석은 정밀하게 벼려져 있습니다. 어느 쪽이 강하냐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죠.
실제로 그 사람의 기운이 강한지 약한지는 음양이 아니라 신강 신약으로 따로 봅니다. 일간이 주변 글자들에게 얼마나 받쳐지는지를 따지는 계산이에요. 음 일간인데 신강인 사람도 있고 양 일간인데 신약인 사람도 흔합니다.
일간만 알면 성격을 알 수 있나요?
큰 결까지예요. 일간은 여덟 글자 중 한 글자입니다.
여기서 선을 그어야 해요. 일간별 성격 설명은 재미있고 잘 맞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건 여덟 글자 중 하나만 본 결과입니다. 같은 일간을 가진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꼴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 설명이 얼마나 넓은 그물인지 짐작이 되실 거예요.
같은 갑목이어도 겨울에 태어났는지 여름에 태어났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주변에 물이 많으면 뿌리가 썩고, 불이 많으면 타들어 가요. 금이 많으면 잘리고, 흙이 든든하면 크게 자랍니다. 글자는 그대로인데 상황이 다르면 결과가 다릅니다.
그래서 일간은 시작점이지 결론이 아니에요. 일간을 잡은 다음에 오행 분포를 세고, 신강 신약을 보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하는 순서가 이어집니다. 그 순서는 내 사주 보는 법 글에 적어 뒀어요.
일간 궁합표만 보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일간끼리의 관계는 궁합에서 일부만 움직여요.
일간 두 개를 마주 놓으면 몇 가지 관계가 나오긴 합니다. 두 글자가 서로 합을 이루기도 하고, 정면으로 부딪히기도 하고, 한쪽이 다른 쪽을 살려 주는 방향이 되기도 해요. 실제로 궁짝의 궁합 계산에도 이 규칙들이 들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예요. 궁합에서 더 무겁게 보는 건 태어난 날의 지지입니다. 배우자 자리라고 부르는 칸이에요. 태어난 달의 지지도 같이 봅니다. 일간만 놓고 판정하면 그 둘을 통째로 빼고 답한 셈이 돼요.
그래서 일간 열 개를 가로세로로 놓은 백 칸짜리 궁합표는 만들 수 없습니다. 만들면 같은 일간을 가진 수백만 명이 전부 같은 답을 받게 되니까요. 궁합이 실제로 무엇을 겹쳐 보는지는 사주 궁합은 어떻게 계산할까 글에 정리해 뒀어요.
태어난 시간을 몰라도 일간은 나오나요?
나옵니다. 시간은 네 번째 기둥에만 쓰이기 때문이에요.
일간은 태어난 날에서 나옵니다. 태어난 시각은 시주라고 부르는 네 번째 기둥에만 쓰여요. 그래서 시간을 모르셔도 일간은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뒤따르는 계산은 영향을 받아요. 시간을 모르면 글자가 여덟 개가 아니라 여섯 개라, 오행을 셀 때 두 자리가 비게 됩니다. 그러면 부족한 오행이나 신강 신약 판정이 달라질 수 있어요. 일간 자체는 확정이고, 그 위에 얹히는 해석의 정확도가 내려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정 근처에 태어나셨다면 한 가지만 더 확인해 보세요. 사주에서 날이 넘어가는 기준은 시계의 자정과 정확히 겹치지 않아서, 밤늦게 태어난 경우 일간이 하루 차이로 갈릴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쓴 곳
궁짝은 만세력 계산으로 원국을 뽑고 일간부터 풀어 드리는 서비스예요. 위 열 글자 풀이는 저희 사주 화면이 쓰는 문장 그대로입니다.